맥주: 인간이 이용한 최초의 생명공학 과정의 부산물

Biology / / 2020. 7. 21.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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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생활 주변에는 생명공학이 적용된 것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먹는 음식에도 마찬가지로 생명공학이 적용된 것들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맥주입니다.(정확하게는 음료입니다.) 맥주는 상당히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 당시에는 몰랐겠지만 생명공학이 적용된 사례 중 하나입니다. 맥주의 제조 과정 중에 생명공학이 적용되어 있는데, 어떤 것이 적용되어 있을까요? 이번 시간에는 우리가 더운 여름날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축하 및 기념적인 날, 또는 깊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자주 먹는 맥주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맥주의 역사

맥주와 관련된 메소포타미아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현재 이라크) 사이에 위치한 메소포타미아(Mesopotamia)의 수메르인들인 이미 6,000~8,000년 전 사이에 발아된 곡식으로부터 오랫동안 보존이 가능하고 영양이 풍부한 음료를 만들어내는 양조 기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발아된 곡식알갱이인 맥아로부터 맥주 빵을 만들었고, 맥주 빵을 잘게 부수어 물과 함께 섞어 휘젓고 버들가지로 만든 여과기로 찌꺼기를 거른 다음 걸러진 액체를 토기에 저장하는 방법을 이용하여 맥주를 만들었습니다.

 

맥주와 관련된 이집트 벽화

그리고 발굴된 이집트 벽화를 통해, 이집트에서는 약 B.C 2,400년(4400년) 전에 맥주를 생산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집트 인들은 맥주 침전물을 재 사용했을 때, 발효가 신속하게 일어남을 알아내고, 맥주 침전물을 맥주를 만들 때 자주 사용했습니다. 이집트의 맥주는 대부분 구운 맥주 빵으로부터 생산되어 어두운 색깔을 띠는 것이 특징이었으며, 피라미드를 건축할 당시 맥주를 피라미드 건설현장으로 수송하기 위해 진흙으로 만든 토기 안에 보관하는 병맥주를 개발하였습니다.

 

위의 내용과 같이 맥주의 역사는 상당히 깊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맥주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미생물인 효모(yeast)가 발효를 일으켜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세균의 존재를 처음으로 관찰한 안토니 반 레벤후크(Antonie van Leeuwenhoek)가 발명한 렌즈로 된 현미경을 통하여 맥주 시료에서 효모 덩어리를 관찰한 것을 시작으로 맥주와 효모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기 시작했습니다.

참고: 맥주를 뜻하는 beer 단어는 고대 색슨족의 단어 bere, 즉 barley(보리)로부터 파생되었습니다.

 

맥주의 역사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효모의 발효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발효는 포도당을 해당하고 생성된 피루브산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계속해서 포도당의 대사과정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포도당 대사과정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식물의 경우 광합성 과정을 거쳐 포도당이 생물체로 들어오면 아래와 같은 대사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실제로는 포도당의 대사과정은 아래 그림에서 내용이 더 추가되어야 합니다만 이번에는 ATP 생성에 더 집중하고자 하여서 아래 그림으로 간단하게 나타내었습니다.)

 

포도당 대사과정 중 생성되는 ATP

 

세포는 조건에 따라서 산소 호흡, 발효를 통해서 포도당 대사를 하며, ATP를 생성하고 있습니다.

 

◎ 산소 호흡을 통한 ATP 생성

세포의 산소 호흡은 크게 3단계로, 해당 과정, TCA cycle(시트르산 회로), 전자 전달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해당 과정은, 6개의 탄소원자를 포함하는 포도당 1 분자가 일련의 연속적인 효소반응을 통해 피루브산 2 분자를 만드는 과정으로, ATP를 소모하는 단계와 생성하는 단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반부에는 ATP를 소모하는 단계를 거쳐 2 ATP를 소모하며(-2 ATP), 후반부에는 ATP를 생성하는 단계를 거쳐 4 ATP를 생성합니다.(+4 ATP) 즉, 해당 과정을 거쳐 포도당 1분 자당 2 ATP를 생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해당 과정은 O2(산소)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2. TCA cycle(시트르산 회로)는 해당 과정을 통해 생성된 피루브산은 세포질에서 미토콘드리아의 기질로 들어가 CoA(CoenztmeA)에 의해 NADH2, CO2를 생성하고 아세틸-Co A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일련의 과정을 통해 1 분자의 피루브산은 1개의 ATP, 2개의 CO2, 3개의 NADH2, 그리고 1개의 FADH2를 생성하게 됩니다. 해당 과정에서 2개의 피루브산 분자가 생성되었으므로, 총 2 ATP, 8 NADH2, 2 FADH2가 생성됩니다.
  3. 전자 전달계는 해당 과정과 TCA cycle(시트르산 회로)를 통해 생성된 NADH2, FADH2를 이용하여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NADH2, FADH2는 미토콘드리아 내막에 위치한 전자 전달계로 전자와 수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전자 전달계의 효소를 거치면서 제공합니다.) 산화, 환원을 거쳐 ATP를 생성하게 되며, 마지막 반응에서는 O2(산소)가 전자를 받아 환원되어 수소이온과 만나 물을 생성합니다. 전자 전달계의 최종 전달 수용체가 O2(산소)이기 때문에 산소가 없으면 세포의 산소 호흡이 완료될 수 없습니다. 전자 전달계를 통해 한 분자의 FADH2는 2 ATP와 H2O를 생성하며, 한 분자의 NADH2는 3 ATP와 H2O를 생성하므로, 총 28 ATP와 2 H2O를 생성됩니다.

즉, 세포의 산소 호흡을 통해 포도당 한분 자당 ATP 32 분자가 생성되게 됩니다.

 

◎ 발효를 통한 ATP 생성

산소가 부족한 상황이 되면 TCA cycle, 전자 전달계를 작동할 수 없게 되므로 발효를 통해 ATP를 생성하기 시작합니다. 효모는 산소가 없는 상황이 되면, 발효를 거쳐 에탄올을 생성합니다. 이때 생성되는 ATP는 해당 과정에서 생성되는 ATP밖에 없으므로 포도당 1분 자당 2 ATP를 생성하게 됩니다.

 

무산소 호흡: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일어나는 세포호흡으로, 발효와 비슷한 느낌이 있지만 발효와는 전혀다른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산소 호흡은 세포 호흡의 일종으로, 전자 전달계의 최종 전자 수용체로 SO42−(황산염), NO3−(질산염), S(황)등이 있으며, 대표적인 예로 고세균이 무산소 호흡을 하고 있습니다. 

고세균인 메탄생성균의 대사과정

 

포도당이 어떤 대사과정을 거쳐 ATP가 생성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발효를 통해 포도당이 최종산물로 에탄올이 되는 것을 알게 되었고, 추가적으로 발효와 무산소 호흡의 차이점에 대하여서도 알아보았습니다. 계속해서 산소가 없을 때 발효를 하는 효모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효모

효모(yeast)

효모(yeast)는 곰팡이, 자낭균류(Asco-mycoa)에 속하며, 진핵생물이기 때문에 복잡한 세포 구성물(미토콘드리아 등등)로 이루어져 있으며 핵이 있습니다. 효모는 무성생식, 유성생식이 가능하며 대부분 무성생식인 출아를 통해 증식을 하기 때문에 출아 균류라고도 합니다. 효모는 산성 pH 조건하에서는 광합성을 하지 않고, 종속영양(heterotrophy, 영양분에 의존적)을 합니다. 효모의 세포벽은 키틴(citin), 헤미셀룰로오스(hemicellulose)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효모는 호기성(aerobic), 혐기성(anaerobic) 조건에서 생존이 가능하며, 산소가 풍부한 환경에서 효모는 활발하게 증식하므로, 호기성 생물에 가깝습니다. 효모는 공기가 차단되면 포도당 대사과정을 산소 호흡에 비하여 효율은 낮지만 살아남기 위해서 발효과정으로 바꿉니다. 발효로 바뀌기 때문에 산소가 공급되었던 시기보다 더 많은 포도당을 소비한다는 것을 1861년, 루이 파스퇴르에 의해서 발견되었고 이 현상을 파스퇴르 효과(Pasteur effect)라고 합니다.

 

산소가 차단된 상태가 되면, 효모는 해당 과정으로 인해 발생된 NADH2는 축적되게 됩니다. 이렇게 축적된 NADH2를 알코올 탈수소 효소(alcohol dehydrogenase)가 이용하여 피루브산에서 유래된 아세트알데히드를 에탄올(ethanol)로 전환시키며 그 과정에서 NADH2는 NAD+가 됩니다. 결국 포도당은 알코올과 CO2로 불완전 연소를 하게 됩니다.

Crebtree effect: 효모는 산소가 공급되는 호기적인 조건인데도 불구하고, L 당 100mg 이상의 포도당이 공급된다면, 에탄올이 생성될 수도 있습니다. 이 현상을 Crebtree effect라고 하며, 이렇게 과잉반응 일 경우에 피브루산은 TCA 회로를 이용하여 산화되지 않고, 에탄올로 환원됩니다.

 

효모는 산소가 풍부한 조건일 때 활발하게 증식하는 특징이 있고, 산소가 없을 시에는 발효를 통해서 에탄올을 생성하고, 산소가 풍부하더라도 포도당의 양이 많을 때에는 에탄올을 생성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계속해서 이런 효모의 특징을 이용해서 맥주를 만드는 방법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합시다.

 

 

 

맥주 제조

현대에서 맥주를 제조하는 방법은 예전 수메르인들이 보리, 밀아와 효소를 포함하고 있는 맥아를 이용한 방법과 동일합니다. 맥아를 분쇄하여 따뜻한 물에 혼합하여 맥아즙을 만들고 수시간 동안 곡식 알갱이에 저장된 녹말분해효소(아밀라아제)의 작용을 통해 맥아당, 포도당, 그외 기타 당으로 분리됩니다. 맥아즙의 고형성분은 여과하고 단맛이 나는 액체를 맥주통에 옮깁니다. 그 뒤, 호프를 넣어 쓴맛을 첨가시킵니다. 그리고 발효통으로 옮긴뒤, 발효를 하기위해 효모를 첨가하고 수 시간동안 숙성시킵니다. 최종적으로 살짝 가열하여 유해한 미생물을 살균시키고 통 맥주, 깡통맥주, 병맥주로 분류합니다.

 

맥주 제조과정

 

  1. 세척과 선별과정을 거친 보리를 1~2일 정도 맥아 저장고에서 물에 불립니다. 그리고 정화된 보리 알갱이를 15~18도로 유지되는 자동 회전축이 설치된 발아 상자에서 7일간 발아시킵니다.
  2. 점차적으로 온도를 상승(45도에서 시작, 60~80도를 유지합니다. 흑맥주의 경우에는 105도까지 상승시켜 유지합니다.)시키면서 건조한 뒤, 건조 맥아 보관소로 이동시킵니다.
  3. 맥아를 찧어서 섞은 후, 많은 양의 물을 부은 다음 온도를 점차적으로 올리기 시작하여 효소의 분해 작용을 돕습니다.(50도에서는 베타 글루카 네이즈가 여과를 방해하는 고무 성분을 분해하고, 50~60도에서는 단백질을 분해하고, 60~74도에서는 녹말 분해 효소가 남아있는 녹말을 포도당, 맥아당, 덱스트린으로 완전히 분해시킵니다.)
  4. 침전, 여과 과정을 거치고 정재 된 맥아즙 용액은 호프를 첨가하고 끓이는 작업을 합니다.(더 이상 발아가 일어나지 않기 위함과 농축을 하기 위해서)
  5. 가열에 의해 녹말 분해 효소의 활성이 없어진 맥주 원액은 흐르면서 여과됩니다.
  6. 여과된 맥주 원액을 냉각하고, 산소를 공급한 후에 효모를 넣어서 발효를 시작하게 합니다.(효모의 성장과 증식을 위해 산소를 공급하였습니다.)
  7. 제조할 맥주의 종류에 따라 저온 발효(8~10일), 고온발효(4~6일)를 합니다.(일반적인 맥주는 저온 발효를 통해 생성됩니다.)
  8. 0~2도로 수주일 동안 냉장 보관소에서 후발효를 통해 숙성한 뒤, 작은 수송용기에 여과된 후 병에 채워집니다.(맥주 완성입니다.)

 

위와 같이, 맥주는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효소의 작용, 효모의 발효과정을 이용하여 제조가 됩니다.

 

 

 

마무리

이번에는 효모를 이용하여 맥주를 만드는 방법을 생명공학적인 시각에서 알아보았습니다. 맥주는 효소의 작용도 필요하지만, 효모의 발효과정을 이용하여 만드는 술입니다. 맥주 말고도 발효를 이용한 제품들은 생명공학이 적용되어 있습니다.(사케, 간장 등등) 맥주와 효모의 관계를 알게 되었으니 다음에 맥주를 드실 때 어떻게 맥주가 만들어지는지 한번 생각해보시고 드셔 보시길 바랍니다. 이번에는 여기서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다음에 더 재미있는 내용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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